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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여행지

부산 금정구 돼지국밥 맛집 / 정원돼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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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전통맛집


부산 금정구의 정원돼지국밥
아파트 앞 작은 돼지국밥집이다.
나는 이곳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나만의 "전통적"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전통"이라는 것이 몇십년 전통의
맛집이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이 80먹으신 분들에겐
일제강점기 시절의
초가집이 전통일 수 있고,

50대에겐 새마을 운동후 지어진
조그마한 시멘트 단독주택이
전통일 수 있다.

누구에겐 빌라가
누구에긴 아파트가
어린시절 전통이다.

나는 이 정원돼지 국밥이
전통적으로 느껴진다.

적당한 크기의 HDTV와
한쪽 천장에 전시되어있는
선뽑힌 4:3브라운관 TV

에어컨과 선풍기가 함께 돌아가는
전형적 식당감성에


그리고 거대한 달력과
거대한 폰트로 숫자가 적힌 시계들
사이로 "나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듯한 서큘레이터가 끼어있는 것이

4차산업이 지배해 가는
알수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고객을 위해 잘 적응해
나가는 국밥집 할머니의
생존력이 느껴진다.

벽에 조그마하게 걸린 빚바랜 마리아 그림은
불교를 누르고 들어오던 역사와
개신교에 밀린 종교였던 천주교가 여전히
곤조를 지키고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창문이 무릎에 위치한 것을 보아
코로나로 인해 좌식에서
입식 테이블 교체사업의 지원을 받아
바뀐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네이버 검색, 인스타그램으로 식당을
찾고 배민으로 배달을 하는 시대에
여전히 T.581-OOOO라는
전화 번호판이 창문에 깔끔하게
붙어있는 부조화가 시대적 감성을 자극한다.

조그마한 방에서 온라인 고스톱을
치다가 포스기에서 손님맞이를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전형적인
세이클럽시대 어머니를 연상케 하며

인터넷 발현시기를 거쳐
어플리케이션 시기로 넘어오고
웹 3.0이라는 탈중앙화 시대가
다가오는 세월속에서
꼿꼿히 맛을 지키며 돈을 벌고
있는 국밥집이 아름다워보인다.

현재 20대 후반, 30대 중반의 "전통"이
녹아있는 이곳은 내 입장에서
이곳은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세상에 지쳐있을때 국밥한그릇 하며
배를 채울 수 있는 이 곳.
구관이 명관이라는 기분으로
주기적으로 찾을 것 같다.